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음에도 불구, 재건 작업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550억달러로 추산되는 이라크 재건 기금 조성을 위해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된 이라크 지원국 회의 기조 연설에서 "우리 모두 주권을 가진 이라크 정부가 하루 속히 출범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이 때까지 재건작업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61개국과 19개 국제기구 대표들을 상대로 "난관에 봉착해 있는 이라크인들을 홀로 내버려두지 말자"면서 "이라크 경제가 건전한 토대위에 설 수 있도록 관대한 마음으로 이들을 돕자"고 촉구했다. 아난 총장의 '적극적인 재건 지원' 호소는 이라크 재건을 주권정부 수립 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으며 이번 회의의 의미를 축소하기 위해 각료급이 아닌 하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프랑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난 총장은 지난 16일 191개 유엔 회원국 전원이 이라크 재건에 기여하는내용의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음에도 불구, 재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고집해 온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이라크에 대한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원을 얻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정부가 약속한 200억달러를 포함해 이라크 재건에 필요한 550억달러를 조달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 2007년까지 필요한 358억달러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드리드 AP.AF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