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이 금리 인상론을 제기했다. 그는 20일 영국일간지 더타임스와의 회견에서 "강한 경기회복으로 금리가 올라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라며 금리인상론에 불을 지폈다. 지난 3년여동안 세계금융시장을 지배해온 화두가 '금리인하'였던 점을 감안할때,그의 발언은 세계금리의 새로운 방향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제 외환시장 출렁=스노 미 재무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경제회복 속도를 지켜 볼 때 내년에 금리가 올라가지 않으면 오히려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선이 있는 내년에는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일반적인 통념에 대해서도 "실제적 근거도 없이 그같은 신화를 믿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측은 즉각 "사견일 뿐이며,단지 경제가 좋아지면 금리가 올라간다는 원론적 얘기를 한 것"이라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발언이 가져올 파장을 경계한 조치였다. 그러나 백악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최근 달러당 1백8~1백9엔에서 움직이던 달러가치가 이날 뉴욕에서 장중 한때 1백10엔선으로 급등했고,10년물 국채수익률도 지난 주말의 4.37%에서 4.39%로 올라갔다. 21일 도쿄시장에서도 달러가치가 1백9엔대 후반으로 다소 밀렸지만,'스노 발언'이 시장의 주된 화제가 되는 등 여진은 지속됐다. ◆인상시기는 내년 상반기=전문가들은 스노 장관의 느닷 없는 금리인상론에 당혹해 하면서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특히 스노 장관과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간 특수 관계를 지적하면서 그의 발언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스노 장관은 매주 한번 그린스펀 의장과 조찬회동을 갖고,경제현안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스노 장관의 금리인상론이 그린스펀 의장의 심중을 헤아린 결과라는 것이다. 3분기(7~9월) 성장률이 2분기(3.3%)보다 크게 높은 6%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등(30일 발표) 경기회복세가 상당히 강하다는 점도 금리인상론의 또 다른 근거다. 인상 예상시기도 스노 장관의 발언으로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이 FRB의 금세기 첫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여름에서 3~4월로 앞당긴 게 그 예다. FRB는 그러나 당분간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발언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 확대추세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금리정책회의(FOMC)에서는 지난번 처럼 '저금리기조 유지'를 공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