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의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자신이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유권자들을 설득하면서 가시적인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은 그에 반대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오는 10월 7일 그레이 데이비스 현 주지사 소환 찬반투표에 참여할 유권자들의 40%가 차기 주지사로 '터미네이터'(슈워네제거 주연 영화)에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와 친분이 두터운 유명배우들은 그가 공화당후보로 주지사에 당선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1997년작 '배트맨과 로빈'에 슈워제네거와 함께 출연한 조지 클루니는 "그가 정말 좋은 사람이고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믿으나 그가 하고 싶은 일들에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며 그의 친구임에도 "그에게 표를 던져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탄탄한 인기를 자랑하는 슈워제네거가 비록 온건한 공화당원일지라도 자유주의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압도적인 할리우드에서 지지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찰튼 헤스턴이나 존 웨인처럼 자신이 공화당 지지자라고 공개적으로 알리는 일은 민주당적 성향이 짙은 영화계에서는 좀처럼 흔한 일이 아니다. 해리슨 포드, 톰 행크스, 시빌 셰퍼드와 같은 다른 유명배우들도 그들의 동료가주지사에 당선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명백히 밝혔다. 최근 포드는 "아널드를 찍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고 행크스는 유력한 배우알선사인 크리에이티브 아티스츠 에이전시가 터미네이터의 주지사 출마를 지원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포스트지는 "톰과 다른 유명배우들은 아널드가 주지사가 되는 것을 한사코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기 TV연속극 '문라이팅'에서 주역을 맡고 있는 시빌 셰퍼드는 오스트리아출신액션 스타가 소환선거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캘리포니아 사상 최악의 비극이 될 것"이라며 "슈워제네거의 주지사 출마로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의 여러 견해, 특히 그의 낙태권 지지를 도전해온 셰퍼드는 "그에게곧 드러날 과거가 있으며 그게 무엇인지 말하진 않겠지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셰퍼드가 언급하는 내용이 슈워제네거를 둘러싼 입증되지 않은 성폭행 의혹인지1977년 출판된 한 잡지 인터뷰에 관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이번 주말 재발행될이 인터뷰 기사는 슈워제네거가 보디빌딩 세계챔피언시절때 대마초를 피웠고 그룹섹스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람보'와 '로키'의 스타인 실베스터 스탤론은 동료 배우의 정치참여를 경고하면서 "(정치계는) 매우 위험스럽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배우는 배우로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항상 정치에 대한 맹목적 야심을 품고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는 잘된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인기 TV연속극 '웨스트 윙'에서 미국 대통령역을 맡고 있는 마틴 쉰은 소환선거가 2004년 대선을 앞두고 가장 인구가 많은 주를 장악하려는 공화당의 책략이라고비난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온 쉰은 "이것이 백악관의짓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명한 감독이자 영화배우인 우디 알렌은 슈워제네거의 주지사 출마에 대해 다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캘리포니아는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 정치적 배경이나경험이 전혀 없는 그가 큰 변화를 이룰거라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일이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슈워제네거에게) 깊은 호감이 가고 그가 착하고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슈워제네거가 전혀 할리우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지지자인롭 로를 비롯해 코미디언 다나 카비 등은 슈워제너거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한 할리우드 소식통은 "슈워제네거가 주지사가 된 후에 개인적으로는 그의 할리우드 친구들을 계속 만날지 모르지만 그들이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하는 일은 없을것"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sl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