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소마비아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은1일 한국 정부가 지난달 4일 발표한 노사관계 개혁 방향이 노동자의 권리 신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진일보한 조치로 본다고 논평했다. 소마비아 총장은 이날 ILO 본부를 방문한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에게서 한국의 노동기준을 국제 기준에 맞추고 그간 잘못된 노사관행을 바로 잡는 것을 근간으로 한 개혁안 발표의 배경과 참여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을 청취했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권 장관과 요담하는 자리에서 "이번에 한국 정부가 발표한개혁안은 그간 ILO가 결사의 자유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에 권고한 내용을 대부분 수용한 발전적인 안으로 본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소마비아 총장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과 노동부 장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개혁안의 내용은 그간 한국 정부가 이룩한 경제 발전과 한국 정부가 처한 위상 등에 비춰 볼 때 적절한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마비아 총장은 "한국의 노사 개혁안이 노사정간 적절한 대화를 통하여 제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논의과정에서 ILO의 자문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한국 정부의 개혁 노력이 노사간 협조를 통하여 어려움을 극복하는밑거름이 되길 기대하며, 한국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ILO측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이 자리에 배석한 관계자들은 전했다. 권 장관은 소마비아 총장에 대해 한국의 우수한 인력이 ILO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국인 채용을 확대해 줄 것도 아울러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소마비아 사무총장은"제네바 대표부의 정의용 대사가 ILO 이사회 의장직을 수임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하고 있고 현재 ILO 사무국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호평을 받고 있다"며 이를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권 장관은 이날 소마비아 총장과 요담에 앞서 양측간 기술협력과 교류를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노동부 관리들은 한국이 91년 12월 152번째 ILO 회원국으로 뒤늦게 가입해 그 동안 입지가 넓지는 못했지만 이번 양해각서체결로 ILO 주요 사업에 조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