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은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를 차단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해 온 보안장벽 2단계 확장 구간 공사를 강행키로 1일승인했다. 아리엘 샤론 총리 내각은 장시간의 숙의 끝에 5개 정착촌을 보호하기 위해 방벽을 연장하되, 미국의 반대를 감안해 이미 완공된 주요 구간과 새 구간을 당장 연결하지 않고 공백을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샤론 내각의 결정에 따라 새 방벽은 요르단강 서안 중심부에 있는 아리엘 등 5개 정착촌 동부를 우회해 지나가게 된다. 인구 1만8천의 아리엘 정착촌은 요르단강서안에서 2번째로 큰 유대인 정착촌이다. 그러나 연장 45km의 새 구간은 서쪽에 이미 세워진 기존 구간 보다는 요르단강서안쪽으로 깊숙이 진입하게 돼 팔레스타인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추후 미국과 협상을 거쳐 그린라인을 따라 건설된 본 구간과 이번에승인된 새 구간을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이스라엘 신문들이 전했다. 보안장벽 확장안은 각의 표결에서 찬성 18대 반대 4, 기권 1표의 압도적 지지로가결됐다. 샤론 총리는 아리엘 정착촌 주변의 방벽을 완공할 경우 미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에 현재로선 결정을 유보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샤론 내각의 결정은 이스라엘의 보안장벽 공사가 불법적이며 팔레스타인 영토를합병하려는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비난한 유엔 보고서가 공개된 지 하루만에 내려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샤론 내각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팔레스타인측은이스라엘의 보안장벽 공사가 영토 강탈행위로 장차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 기대를위협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수석 협상대표는 보안장벽 확장 결정과 관련, "조지 W 부시 미국의 대통령의 2개 국가 구상과 로드맵 이행을 방해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교묘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샤론 내각의 극우파 각료들은 보안장벽을 아리엘 등 정착촌들까지 확장해야 한다며 이를 우회하기로 한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나탄 샤란스키, 아비그도르 리버맨, 베니 엘론 등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장관들은 샤론 내각의 결정이 미국과 팔레스타인 테러리즘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 정부의 보안장벽 건설계획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에서 장벽 건설비용에 해당하는 액수 만큼 삭감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