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전 집회가 27일 유럽 각국과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 곳곳에서열렸다. 이날 집회는 지난 2월 이라크 전쟁 직전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수백만명이 참가하는 반전 시위가 열린 이래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영국 런던에서는 연합군의 즉각적인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는 2만여명의 시위대가 "전쟁 중단", "부시.블레어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내를 행진했다. 이날 런던 시위는 이라크 전쟁 종전 이래 최대 규모의 반전시위로 기록됐다. 하이드 파크에서 집회를 시작한 군중들은 북을 울리고 호각을 불며 트라팔가 광장을 향해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철수", "전쟁 중단, 거짓말중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피켓에는 "이라크 전쟁은 불법이며 비도덕적이고 비논리적인 전쟁"이란 문구가 쓰여 있었고 젊은 시위대들은 "조지 부시, 이라크는 당신의 베트남이 될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시위 주최측인 전쟁중지연합(SWC) 관계자는 "부당한 전쟁을 시작한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에 대한 비판"이 주제라면서 참여와 연대라는 노동당 정신을 버리고부시와 타협한 블레어 총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이래 13번째 반전시위로 주말 노동당 당 대회를 앞두고 있는 블레어 총리에게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풀뿌리 노동당 당원들과 반전운동가들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위해 전쟁이 필요했다는 블레어 총리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약 3천명(주최측 집계 8천명)의 시위대가 파리 중심가에서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의 이라크 철수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를 촉구했다. 시위대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중동평화를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일부 시위자는 "미 제국주의:중동에서 피묻은 손을 떼라" "수배: 조지 W. 부시-전쟁범죄자" "블레어(영국총리)는 가라" 등의피켓과 포스터를 들고 평화 시위를 벌였다.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미국 대사관 주변에 시위대 3천여명이 몰려들어 경찰을 향해 빈병을 던지며 미군의 철수를 요구했고 한국의 서울에서는 400여개 진보단체들이한자리에 모여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밖에 키프로스와 터키, 폴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페인 등의 유럽 국가들과 이집트, 레바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등 중동 곳곳에서도 수백~수천명이 참가하는 반전 시위가 열렸으며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도 이날 반전 집회에 동참할예정이다. (런던.파리=연합뉴스) 이창섭.현경숙 특파원 lcs@yna.co.kr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