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국가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의료개혁 관련 법안에 대해 집권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일부의원들이 반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돼 적녹연정에 비상이 걸렸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중인 요슈카 피셔 장관까지 다급해진슈뢰더 총리의 요청에 따라 예정보다 일찍 귀국해 표결에 참여키로 했으나 26일 하원 표결에서 여당 단독으로는 과반수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적녹연정의 하원 의석 수는 306석으로 야당에 비해 9명 많다. 이 가운데 25일 저녁 때까지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분류된 의원은 사민당 5명과 녹색당 3명 등총 8명이다. 또 여당 의원 3명이 몸이 아파 출석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프란츠 뮌터페링 사민당 원내총무가 이탈 예상 의원들을 상대로 국가개혁안인 `아젠다 2010'의 핵심 법안에 대한 당내 반대표가 나올 경우 적녹연정이깨지고 총리가 사임할 수도 있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일간 디벨트는 보도했다. 그러나 이미 최대 야당인 기독교민주.사회연합은 논란 끝에 정부 측과 의료개혁안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집권당과 기민.기사련 일부, 자유민주당과 민주사회당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져도 법안은 하원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뮌터페링 사민당 원내총무는 26일 오전 까지 집권당 내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하고 찬반 표를 최종 점검하는 등 여당의 독자적 과반 확보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고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전했다. 사민당 지도부가 이처럼 `독자적 과반'에 집착하는 것은 적녹연정의 개혁 추진력과 협상력이 이번에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사민당은 작년 총선에서 재집권했으나 이후 지지율이 바닥으로 추락했으며, 지난 21일 바이에른주 지방선거에선 기사련에 전후 최대의 참패를 당한 상황이다. 따라서 슈뢰더 총리로선 자당 내의 반대파 조차 제대로 설득하지 못할 경우 정치력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추후 잇따를 각종 개혁안의 추진력이 떨어져 차기 총선에서 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26일 일제히 분석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