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미국시간) 열리는유엔총회 고위급 에이즈 대책회의를 통해 펀딩 문제를 적극 제기할 전망이다. 이종욱 WHO총장은 개도국, 특히 아프리카의 에이즈 확산추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돈 문제가 관건이라고 보고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부국들의적극적인 지원약속과 실천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지난 7월 취임 연설에서 오는 2005년까지 개도국의 에이즈 환자 300만명에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ARV)를 공급한다는 이른바 `쓰리 바이포 (3 by 5)'목표의 실현에 거듭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었다. ARV는 선진국에서 죽음을 앞둔 수많은 에이즈 환자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으며이제는 개도국에도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WHO의 목표. ARV를 당장 필요로 하는개도국의 환자는 약 600만명에 달하지만 100명당 5명 정도만이 혜택을 입고 있다. 이 총장은 피터 피오트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DIS) 사무국장과 함께 뉴욕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쓰리 바이 포'의 실행을 뒷받침할 `획기적인 구상'을 내놓을계획이라고 WHO측은 밝혔다. 이 총장은 유엔총회 고위급 에이즈 대책회의와 함께 동시에 개막되는 범미주 보건장관 회의에도 참석, 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즈의 최대 피해 지역은 아프리카. 현재 최소 6천만명이 직접적인 영향권에있는 가운데 보균자는 3천만명에 달하고 지금까지 희생된 사람은 1천500만명에 이른다. 이 대륙의 4개 국가는 감염율이 30%에 이르고 12개국은 10%다. UNAIDS가 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발표한 최신 자료에 의하면 사하라 이남지역의 에이즈 퇴치를 위해 지난해 투입된 자금은 9천500만 달러로, 지난 2000년보다는 약 4억 달러가 늘었지만 실제 필요한 20억 달러의 절반에 불과하다. UNAIDS는 2005년까지 기본적인 에이즈 퇴치사업에 50억 달러가 필요하고 250만환자에게 ARV의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1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지만 현재 예상하고 있는 자금확보 계획으로는 30억 달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개별국 정부,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금융기관, 개인들이 지원을 약속했지만 지난 2000년 세계 밀레니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속만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 절실한 실정이다. UNAIDS 관계자는 "말잔치만 무성하고 행동은 미흡하다"면서 "말과 서류만으로에이즈를 막을 수 있다면 이미 밀레니엄 정상회담이 설정한 목표를 이룩했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치료를 위한 비용의 상당부분은 해당국 정부나 외국정부, 국제구호기관이 아니라, 환자 자신이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환자를둔 역내의 빈민층 가정에는 엎친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