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자신의 인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클린턴'이란 이름을 입에 올리기 꺼려했던 민주당 거물급들이 잇달아 대통령 선거운동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고,클린턴 스스로도 민주당 모금파티에서 연설을 하는 등 점차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클린턴은 퇴임 후 수년간 정가에서 '환영받지 못하는'인물이었다. 하지만 경제가 2004년 대선의 핵심이슈로 떠오르면서 8년 동안 신경제 호황을 이끌었던 클린턴에 대한 향수가 강해지고 있다. 최근 이라크전쟁 후유증 등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클린턴의 인기를 상대적으로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 대선후보 출마자들은 앞다퉈 클린턴에게 선거운동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14일 아이오와주의 인디어놀라에서 열린 민주당 모금파티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 여러명이 재직 당시 경제호황을 상기시키며 클린턴을 찬양했다. 민주당 후보 중 선두주자로 급부상한 하워드 딘 버몬트 주지사는 "클린턴은 실제보다 더 커보이는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존 에드워드 상원의원도 "클린턴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성장을 이뤄냈으며 우리는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수년간 '기피대상 1호'에서 '인기맨'으로 부상한 클린턴의 행보에 워싱턴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