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제2차 체첸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두 2천여명의 체첸인이 실종됐다고 아흐마드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이 4일 주장했다. 대통령직 수행을 중단하고 차기 대선에 입후보한 키디로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러시아 내무부와 연방보안국(FSB), 검찰에 실종자확인위원회의설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 납치 사건은 대부분 러시아 연방군과 친(親)러시아계 체첸 민병대에의해 저질러졌다"면서 "이들은 반군이 사용할 수 없는 장갑차를 타고 체첸 전역을활보하며 범죄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아들 람잔이 주도하는 체첸 민병대 활동에 언급,"관계자들은 내 아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람잔은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FSB 국장의 지시로 민병대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체첸 민병대는 그동안 러시아 언론과 체첸 주민들로부터 `살인 부대'로 불릴 만큼 악행의 대명사로 지목돼 왔다. 2차 체첸전 이후 친크렘린계 체첸 정부를 이끌어온 카디로프 대통령의 이같은발언은 과거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내달 5일 치러지는 대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직을 잠시 내놓고 다른 9명의 후보와 함께 대선에 출마한 카디로프는 내달 대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첸 대통령직은 현재 아나톨리 포포프 총리가 대행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 정부는 1994-96년 제1차 체첸전 이후 10여년째 계속되고 있는 체첸유혈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새 체첸 헌법을 채택한데 이어 대선 밀어붙이고 있으나 체첸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 세력의 저항은 수그러들지않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