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3일 이라크전쟁으로실추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최악의 대결국면에 빠진 언론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총리실 공보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이번 공보 조직 개편은 `홍보의 귀재', `부총리급 공보수석' 등으로 불리며 97년 집권 이래 블레어 정부의 대언론, 대국민 공보활동을 주도해온 앨러스테어 캠벨공보수석이 사임을 발표한 지 일주일이 채 안돼 이뤄진 것이다. 블레어 총리는 정무직인 캠벨 수석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공무원 조직에 지나친 권한을 행사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감안, 정치와정책 홍보를 분리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새로 총리실 공보수석에 임명된 전직 노동당 대변인 데이비드 힐은블레어 총리의 개인적인 문제나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만 대변인 역할을 하게 됐다. 정책 홍보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수 있는 직업 공무원이 총리실 고위 대변인의 협력을 받아 처리하도록 했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심한 갈등 관계에있는 정부와 언론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최신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민의 67%는 정부가 이라크의 위협을 과장해 국민을 부당한 전쟁으로 끌고 들어갔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직 개편은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을 소유하고 있는 `가디언 미디어그룹'의 봅 필리스 최고경영자가 의장을 맡은 가운데 정부 자문위원, 언론 전문가,중견 언론인들이 대거 참가한 공보체제 평가그룹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필리스 그룹'은 이날 발표한 중간 보고서에서 "정부와 정치인, 언론과 일반 대중들 사이에 심각한 신뢰 상실이 있었다"면서 "정부의 일일 정책 브리핑을 TV 중계하고 익명 대신 실명으로 언론과 접촉하게 하는 등 체제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는 실질과 내용보다는 `이미지'와 `포장'을중시해 언론을 조작하려는 경향을 보였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