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집권 정의개발당은 3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입법안이 무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개발당의 부르한 쿠주 의원은 대통령의 관리 임명권과 국민투표 부의권 등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회 헌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쿠주 의원은 의회가 다시 열리는 다음 달1일까지는 헌법개정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의 대통령은 의전적 성격을 띠고 있으나 법률안 거부권, 국민투표 부의권,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의 고위 공직자 임명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터키 집권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아흐메트 네스데트 세제르 대통령이 잇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법률 제정을 저지한 때문으로 보인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터키 정부는 벌채된 국유지를 매각해 재정 자금을 마련하려했으나 세제르 대통령은 국유지 매각을 허용하는 헌법개정안에 대해 2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정의개발당 주도의 의회가 다시 한번 국유지 매각을 결의할 경우 세제르 대통령은 이 헌법개정안을 국민투표에 회부할 권한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세제르 대통령은 사립학교에 다니는 빈곤 학생에 대해 정부 장학금을지급할 수 있게 한 법안 등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세제르 대통령은 이 법이 시행될 경우 이슬람 계열 재단의 학교만 혜택을 입을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터키인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신봉하지만 터키 정부는 엄격한 세속주의 법률을시행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한 세제르 대통령은 민주적 개혁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앙카라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