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30일 에이즈 치료제 등 필수 의약품을 빈국들에 저가 공급하기로 한 합의안을 승인했다. WTO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어 에이즈와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자체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빈국들에 저가의 의약품을공급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케이스 록웰 WTO 대변인은 "몇 분 전에 전체회의가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를결정했다"고 말했으며 수파차이 파닛팍디 WTO 사무총장도 "이는 WTO의 역사적인 합의"라고 밝혔다. 수파차이 총장은 빈국 국민을 괴롭히는 질병에 대처하기 위해 WTO의 지적 재산권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 빈국들을 돕는 퍼즐의 마지막 단계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WTO 회원국들은 지난 28일 미국측의 대폭적인 양보로 일단 합의안을 도출, 전체회의에 상정했으나 일부 회원국들이 특허권 적용을 둘러싸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부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초반 합의에 실패했으나 협상을 계속해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 2001년말 WTO가 도하 라운드 추진을 선언한 후 회원국들은 빈국의 에이즈.말라리아, 결핵 등 심각한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WTO의 특허 보호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특허 보유 기업이나 기관의 동의없이 임의로 약품을 제조.공급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그동안 의약품 협상을 벌여왔다. 지난해 말 대부분의 회원국이 이런 내용을 담은 잠정안에 합의했으나 미국이 유일하게 자국 내 제약업계의 반대를 들어 합의를 거부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제네바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