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년만에 화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27일 밤 호주와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밤잠을 설치며 6만년만의 장관을지켜봤다. 미국이나 유럽 등 북반구에서는 화성이 지평선에서 20도 내지 30도 위에 떠 있지만 호주나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에서는 관찰자의 머리 위에 가까운 지평선 70도위에서 관찰돼 훨씬 더 잘 볼 수 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이날 밤 구름이 많아 화성관측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갑자기 구름이 걷히면서 수천명이 동쪽 하늘에서 빛나는 화성을 보는 행운을 누렸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새벽녘에 수백명의 시민들이 집밖으로 나와갑자기 몰아닥친 한파를 피하기 위해 무리를 지은 채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했다. 이들은 흐릿하고 희끄무레한 공모양의 화성을 볼 수 있었으며 좀더 성능이 좋은망원경으로는 화성 극지방의 하얀 부분을 식별할 수 있었다. 시립천문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화성을 관찰한 헤레라씨는 "매일 볼 수없는 광경이었다"며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말했지만 로베르토라고 밝힌 시민은 "뭔가 붉은 색을 기대했는데 달처럼 하얀색이었다"며 다소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천체박물관에서는 이날 화성쇼를 벌였으며 케이프타운 천문대는 화성관련 강좌를 개설했다. 케이프타운 천문대의 데이비드 레니 수석 책임자는 "화성을 가장 잘 볼 수 있는곳은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이지만 타히티 섬이 아니라도 지구 어느곳에서나 화성을잘 볼 수 있으며 굳이 남반구가 아니라도 된다"고 말했다. 화성은 지구에서 평균 2억2천500만㎞ 떨어져있지만 이날은 6만년만에 가장 가까운 5천575만㎞까지 접근했다. (시드니 A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