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후 첫 아랍 순방에 나선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 고위 대표단은 25일 아랍권이 당장 IGC를 정부로 인정해주기를 원치 않으며 합법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과도 당국으로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브라힘 알-자아파리 IGC 의장은 7번째 방문국인 요르단의 알리 아불-라게브총리, 마르완 무아쉬르 외무장관 등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요르단 언론들이 전했다. 현지 방송들에 따르면 자아파리 의장은 "IGC는 합법적인 단계이며, 선거가 실시되고 나면 해체될 과도적인 기구"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랍권으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는 것은 이번 방문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아랍 국가들이 "현재 이라크의 의지를 반영하는 도덕적 실체로서 IGC에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무아쉬르 장관은 회담 후 "과도통치위에 대한 인정 여부가 관건은아니다"면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IGC에 대한 `긍정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요르단은 "항구적 정부가 등장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라크 국민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IGC를 인정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 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다루는 문제가 더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요르단 언론들은 무아쉬르 장관의 발언이 과도통치위에 대한 묵시적 인정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자아파리 의장이 이끄는 IGC 4인 대표단은 전날 카이로에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을 만나 아랍연맹 내 이라크의 대표성 회복을 위해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랍연맹과 이집트 정부는 다음달 9일 카이로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 이라크가 참석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의 이해를 촉구하기로 약속했으나 IGC를합법 당국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IGC 대표단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를 차례로 방문했으며 요르단에 이어 예멘과 이란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자아파리 의장은 예멘과 이란 방문 계획은 취소됐다고 밝히고 그 이유는설명하지 않았다. IGC 대표단은 이날 오후 이라크로 귀국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