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초기증세인 가벼운 인지력 손상을 치유,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마법의 약' 개발 열기가 뜨겁다고 미국 ABC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제약업체들은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약이 상용화될 경우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 이른바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州) 프로비던스 소재 버틀러병원의 스티븐 샐러웨이 박사는 기억력 회복 치료의 일환으로 아직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지 못한 `아리셉트'라는 약품을 환자들에게 시험적으로 처방해 왔다. 샐러웨이 박사는 "아리셉트를 복용한 환자들은 더 잘 기억하고 자신의 기억력에 더 큰 자신감을 갖는다"고 평가했다. 샐러웨이 박사에 따르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기억력을 잃지만 치매 초기증세인가벼운 인지력 손상 환자들은 매일, 그리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깜박깜박한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50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치매나 다른 형태의 심각한 기억력 상실 환자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제약업체들의 수익도 비례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10여개 제약업체가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 40여종의 기억력 회복 약품을 실험중이다. 증권회사 A.G.에드워즈의 제약업체 담당 분석가인 알 로치는 "기억력 회복 약품시장규모는 이미 100억달러에 이른다"며 "노령인구가 괄목하게 증가, 이 시장은 비아그라 시장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소재 소규모 제약업체 코텍스사(社)가 선보인 `CX516'을 시험 복용했던 콜 레스터는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지만 이 약을 복용하고 어느 순간 갑자기 뇌에 불이 켜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코텍스사는 개발, 실험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3~5년 뒤에는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억력 회복 약품은 질병인 치매의 초기증세에 효과가 있을 뿐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에는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견해도 적지않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 California at San Diego)의 레온 탈 박사는 "정상적인 노화로 인해 기억력 감퇴를 겪는 정상인의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이를 발견하기까지 아직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 박사는 "따라서 단지 행동능력을 강화할 뿐인 약품 개발에 우리가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