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되는 철판에 대한 수입 규제를 5년간 연장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ITC는 이날 표결에서 4대 0으로 지난 97년부터 적용돼온 규제를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남아공은 규제연장 대상에서 제외됐다. ITC측은 남아공에서 수입되는 물량이 지난해 350만달러 어치에 불과해 제외했다고 밝혔으나 더 이상 구체적인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ITC의 수입철판 규제연장은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를 규정 위반으로 지난주 확정 판결한데 뒤이어 취해졌다. WTO 조치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는 "상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철강 세이프가드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상소할 경우 최종적인 판결은 11월께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여기서도 질 경우 철강 세이프가드를 폐기해야 한다. 누코르를 비롯한 미국의 철판 메이커들은 앞서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남아공에서 수입되는 철판이 20억달러 규모의 미국시장에서 미국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면서 수입규제를 5년간 연장해줄 것을 청원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WTO가 특히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를 규정 위반으로 판정함에 따라 철판 쪽에서 별도의 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연간 수입하는 120억달러 규모의 철강제품에서 철판이 차지하는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2억5천만달러 어치에 달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내달에 3년 시한의 철강 세이프가드를 지속시킬지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해 3월 발효된 철강 세이프가드는 첫해에 평균 3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올해는 18% 수준까지 낮아진다. 그리고 마지막 해인 내년에는효력이 중단되도록 돼있다.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에 대해 유럽연합(EU) 외에 일본 및 우리나라를 포함한7개국이 WTO에 규정 위반으로 제소한 바 있다. 미국의 철강 수요업체들은 그러나 철강 세이프가드가 적용 대상국이 아닌 인도,터키, 멕시코 등에는 차별적인 혜택을 주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과 수입 규제로 인해미국내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효과도 낸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철판 수입규제를 처음 발효시킨 지난 97년 중국,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남아공에서 수입되는 비중이 7.2%이던 것이 현재 1.5% 수준으로 크게낮아졌다는 점도 이들은 상기시켰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배리 보즈워스 연구원은 "미 국내에서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만만한 시빗거리는 언제나 무역"이라면서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을 때가 그렇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