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시리아, 사우디 아라비아 등 아랍권3개 주축국은 11일 외무장관 회의를 갖고 이라크 안정화 방안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로드맵,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긴장 문제 등을 긴급 논의했다.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은 3개국 외무장관 회담후 기자회견에서 아랍주축국들은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를 파트너로 상대할 용의는 있으나 합법정부로 인정하지는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마헤르 장관은 또 3개국 외무장관들이 아랍연맹을 활성화하고, 아랍국가간 상호이해를 촉진하며, 효과적 공동 행동을 유도할 메커니즘 구축을 위해 행동계획안을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계획안을 12일 3개국 지도자들에게 제출할 예정이며 추후 이들 국가 지도자들은 다른 아랍 지도자들에게 이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헤르 장관은 행동안이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문제,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도발을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헤르 아랍 국가들은 미국이 임명한 이라크 과도통치기구를 무조건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 기구는 비합법적이기 때문에 인정할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다른 이라크 정치세력들을 상대하는 것처럼 이 기구도상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가 과도통치위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이 기구의 권한, 점령군과의 관계, 유엔의 역할 등 수많은 변수들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3개국 외무장관 회의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게릴라간 국경충돌이 재개돼 역내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사전 예고없이 서둘러 마련됐다. 회담을 위해 파루크 알-샤라 시리아 외무장관은 긴급히 카이로를 방문했고, 사우디의 사우드 알-파이살 외무장관은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왕세제의 이집트 방문에 동행했다가 회담에참석했다. 마헤르 장관은 3개국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미 중동특사인 윌리엄 번스 국무부근동담당차관보와도 만나 전후 이라크 상황과 로드맵 교착 타개방안을 논의했다. 마헤르 장관은 번스 특사와 만난뒤 "이라크 국민이 전적인 책임을 갖고 주권을행사할 필요성과 이를 위해 유엔이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또 좌초위기에 처한 중동평화 로드맵도 중점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마헤르 장관은 번스 특사에게 이스라엘이 로드맵 이행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미국이 로드맵 이행을 위해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번스 특사도 마헤르 장관을 만난뒤 기자들에게 미국은 로드맵 이행을 위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로드맵이 "어려운 과정"에 처해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과의 접경지역에서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긴장상황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미국이 지지하는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에 대한아랍권의 인정 문제에 관해서는 과도통치위가 완전한 주권국가를 향한 과도기에 필요한 기구라며 아랍권의 공식 인정을 촉구했다. 아랍 3개 지도국 외무장관들의 입장 조율은 이라크 전쟁 지지문제로 심각하게분열된 아랍권이 이라크 상황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다시 관심을 쏟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