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상하이(上海)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부동산 시장이 현재의 상승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냐라고 할 수 있다. 현지 언론은 주간 단위로 상하이 시내 주요권역의 부동산 시세를 알려주고 있으며, 당국의 부동산 대출관련 소식이 경제면을 장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거품 붕괴론'을 제기하는 반면 일반인들은 대체로 `대세 지속론'을 믿는 분위기다. 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11일 "푸둥(浦東)과 푸시(浦西) 양권역 모두 30%가넘는 공실률(空室率)을 보이는 등 과도한 투자와 투기의 후유증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주택관련 대출이 급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하이 지역 은행들이 올 상반기에만 무려 55억달러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하는 등 부동산 대출총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55% 늘어난 293억2천만달러에 이른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같은기간 지역 총생산(GDP 기준) 341억달러와 큰 차이가 없는 규모다. 특히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금융위기'를 우려해 부동산 대출요건을 강화하는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통지를 각 은행에 시달하면서 과다한 투자열기가 진정되면서거품이 제거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게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통지는 은행의 융자액이 토지평가액의 70% 이상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융자기간도 10년 이내로 제한하는 한편 복수 주택에 대한 융자는 금리조건을차별화하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너무 쉽게'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구조를 개선시켜보자는 것이다. 현재 상하이 주민들은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전체 구매가의 70% 정도를 저리의 은행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 1억원짜리 아파트를 3천만원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상황에서아파트 구입열기는 뜨거워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상하이의 분양주택 개발면적은 637만2천300㎡인 반면 같은기간 판매 면적은 746만7천500만㎡에 달해 공급부족 현상이 연출됐다. 또 1㎡당 가격도 전년에 비해 두자릿수 이상 올라 올 1분기 5천315위앤(약 80만원)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일반인들의 투자열기가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않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최근 상하이의 부동산업체에서 상하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돈이 있으면 집을 사겠다'고 대답했고, 상하이 주택가격 동향을 묻는질문에도 응답자의 51%가 향후 2년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부동산 업자는 "역설적이지만 현재의 모순이 부동산 가격하락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은행들이 한꺼번에 채무불이행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하이 주요 권역에는 대규모 부동산개발업자의 비리사건이 공개된 이후에도 새로운 고급주택들이 대거 건설중이며, 분양률도 매우 높아 `부동산 거품론'이무색할 지경이다. 한국 경제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투자(혹은 투기) 문제가 상하이 경제, 나아가중국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뇌관으로 등장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