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국방부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법정의 증언대에 서게됐다. 켈리 박사 사망사건 진상조사를 맡은 항소법원 판사 브라이언 허튼 경은 1일 열린 예비청문회에서 이라크 무기 정보 왜곡 보도의 유력한 취재원으로 영국 정부가 켈리 박사를 지목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면서 블레어 총리의 증언을 들을 예정이라고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에 대해 블레어 총리는 "사법당국의 진상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튼 경은 이날 조사의 범위, 방식 등을 설명하면서 켈리 박사의 사망 경위는 물론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이라크 무기 정보 보고서의 작성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조사를 벌일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허튼 경은 이에 따라 제프 훈 국방장관은 물론 앨러스테어 켐벨 총리 공보수석,BBC 방송의 앤드루 길리건 기자 등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인사들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사의 진행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전부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런던 법원의 73호 법정에서 열린 예비청문회에서 허튼 경은 영국 정부와 BBC 방송간의 `비방전'에 휩쓸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켈리 박사를 애도하기 위해 1분간 묵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허튼 경은 켈리 박사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6일까지 조사를 유보한 뒤 11일께 조사를 재개해 빠르면 오는 10월 늦어도 올 연말까지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켈리 박사는 이라크 전쟁 명분이 된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를 영국 정부가 왜곡했다는 BBC 보도의 취재원으로 지목된 뒤 지난달 18일 실종 하루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