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쿠데타 기도 세력으로 지목하고검거에 나선 일부 소장파 군인들이 27일 마닐라 시내 금융중심지의 쇼핑센터를 점거했다고 경찰과 목격자들이 전했다. 붉은 완장을 두른 20∼30명의 군인들은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쿠데타 기도 세력에 대한 검거령을 발동한 지 하루만인 이날 새벽 금융중심지인 마카티의 아얄라 쇼핑센터 건물 주변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군.경과 대치에 들어갔다. 이들은 주변에서 취재중이던 기자들에게 자신들이 필리핀군 소속이라고 신분을밝히면서 자신들의 행위는 쿠데타를 하려거나 권력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불만을표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이들이 아로요 정부가 반군조직에게 무기를 밀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해 이번 거사의 동기가 현 정부의 부정부패와 연관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라데 안토니오 트릴레인즈 해군 중위는 건물 주변에 폭발물을 설치하면서 "우리를 누구를 해칠 생각이 없다"고 외쳤고, 폭발장치인 부비트랩을 깔던 다른 군인은기자들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마카티 경찰은 일단의 군인들이 쇼핑몰을 점거했다고 인정했지만 자세한 내용에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쇼핑센터 주변의 호텔건물 등에서의 시민 대피 움직임은포착되지 않았다. 앞서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26일 긴급 각료회의를 마친 뒤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일부 젊은 군인들의 쿠데타 음모가 드러났다며 이 사건을 주동한 장교 10명을포함한 70여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 필리핀 정부가 반정부 쿠데타를 꾸몄다고 지목한 젊은 장교들은 모두 필리핀 육사를 졸업한 엘리트 군인들로, 이들중 최고 계급은 대위, 최연장자는 32세인 것으로알려졌다. (마닐라 AP AFP dpa=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