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수니파 이슬람 교도 수 천명이 18일 바그다드에서 최근 출범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수니파 이슬람은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이 속해 있는 종파이다. 시위대는 이날 금요 예배가 끝난 후 바그다드 외곽의 '움 알-코라'모스크에 운집해 "바그다드 함락을 국경일로 정한 자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을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를 열었다. 통치위는 출범 후 첫 조치로 미군에게 바그다드가 함락된 4월9일을 국경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들은 또 인구비를 반영해 통치위에 절반이 넘는 13명의 시아파가 포진한 것을두고 수니파는 "소수파가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파"라고 주장하고 폴 브레머 이라크최고 미 행정관 등 미군의 제거를 천명했다. 한 성직자는 성명을 통해 "통치위는 종파에 따라 이라크인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정확한 인구조사 없이 특정 집단이 다수가 될 수없다"고 외쳤다. 이날 시위는 수니파 종교학자들의 집단인 '이라크 울마 회의'의 지시에 따라 실시됐다. 앞서 움 알-코라의 예배 집전자도 이날 예배를 통해 통치위를 비난했다. 그는 "통치위는 분파와 인종에 따라 이라크를 분열시키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없다"면서 "그것은 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미움의 씨앗을 뿌리고 있으며 국가나국민의 이익에 봉사하지 않는다"고 설교했다. 한편 후세인 치하에서 아버지를 잃은 시아파의 한 유력 성직자도 통치위 때리기에 합세했다. 성직자 무크타다르 알-사드르는 이날 나자프 인근의 쿠파에서 실시된 예배를 통해 통치위는 단순히 점령군을 위한 "위장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통치위에 협력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그는 자신도 통치위에 참여할 것을 요청받았지만 거절했다면서 "통치위는 이라크의 관습과 전통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그다드.쿠파 AFP.dpa=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