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동부 앙가르스크산(産)석유 수송용 파이프라인 유치를 위해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2일새로운 지원 계획을 제시하며 송유관 유치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주러 일본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정부가 앙가르스크와 극동 나홋카를 잇는 송유관 노선을 확정하면 시베리아 지역 유전 개발 계획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오카모토 이와오 천연자원.에너지청 사무총장이 이끄는 일본 대표단이 조만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원유 파이프라인 건설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이같은 발표는 앙가르스크에서 나는 석유 수용용 파이프라인 노선을 극동 쪽으로 끌어오기 위한 유인책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현재 앙가르스크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을 연결하는노선과, 앙가르스크에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나홋카로 이어지는 노선 등 2개안을 놓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도 지난 주말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송유관 건설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송유관 극동 유치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앞서 지난달 28일 "일본은 앙가르스크-나홋카간 송유관 건설을 전제로 9천억엔(75억2천만달러)를 제공하고, 저리 융자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면서 "이는 송유관 노선을 극동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제안"이라고 보도했었다. 신문은 또 "일본은 현재 90%인 중동 석유 의존도를 향후 60% 까지 끌어내리길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그동안 4천㎞에 이르는 앙가르스크-나홋카 송유관 유치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왔으나 건설비가 50억달러나 들 것으로 예상돼 러시아측의 확실한 언질을받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건설비가 25억달러로 절반에 불과한 앙가르스크-중국 다칭간 2천400㎞짜리 원유 파이프라인 건설 방안과 앙가르스크-나홋카 노선을 놓고 저울질하며 중국과 일본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모스크바 방문시 중국국영석유공사(CNPC)와 러시아 석유사 유코스간 25년 짜리 석유공급 계약을 맺는 등 앙가르스크-다칭 노선 송유관 확정을 위한 무언의 압력을 가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