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들이 대학에서 책과 씨름하고 있을 무렵 그녀는 호놀룰루로 가서 돌고래 연구 프로젝트를 도울 작정이다. 또 동창들이 가을학기 기말시험 공부를 하고 있을 동안 남미에 가서 스페인어를공부하고 그들이 대학 1학년을 마칠 때엔 그리스에서 에게해 미술과 독창적 글짓기를 공부하려 한다. 올해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한 퍼린 아일랜드의 당찬 계획이다. 고교 졸업과 대학진학 사이의 이런 휴학기간을 영국인들은 'gap year'('틈새해')라고 부른다.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이 3년전 이런 '틈새해'를 가졌다. 동생인 해리 왕자는 이달초에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에서도 1년간 관심분야에 몰두할 수 있을 만큼 유복한 학생들 사이에 이런 틈새해를 갖는 사례가 일반화 돼가고 있다. 브라운대학교에서 수강을 연기한 아일랜드의 말이다. "대학을 서둘러 마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소화하고 탐구하기 위해 가외로 1년을 보낸다 해도 아무 손해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미국의 많은 단과대학들은 아일랜드 같은 학생들의 지연입학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있을 뿐 아니라 하버드대학교 같은 일부 대학교는 실제로 정서적, 지적으로 성숙하도록 만드는 수단으로 입학 전 1년간의 휴학을 권장하고 있다. 아일랜드 같은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는 보스턴 지역의 사설 상담소인 'Taking Off'(도약)의 소장인 게일 리어든은 "휴학기간은 성숙과 자기평가, 자기성찰과 독립심을 키워주어 외부세계를 생각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타임오프 갖기'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리어든은 틈새해가 젊은이들에게 고등교육이라는 학문적 의무감이 없이 부모들로부터 처음으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내 경우도 대학이 통금이 없는 첫번째 시기는 아니었다". 1990년대 후반 대학입학 전 아프리카를 배낭여행했던 콜린 홀도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모든 학생들이 틈새해를 이용해 외국을 가는 것은 아니다. 향학열에 불타는 요리법 전공자인 신시내티의 존 블로크는 1학년 생활을 연기,10개월 동안 자원봉사자로 나서 불우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해비타트 운동을 위한 집짓기를 해주고 국립공원의 덩굴을 잘라줄 예정이다. "내가 몸담고 살고 있는 사회와 국가를 돕고 지원하며 나 자신에 대해 더 배우려는 것은 순전히 내 개인적 선택이다" 물론 돈을 모을 수 없는 학생들에게는 대학 시작 전 1년간을 건너 뛴다는 것은선택사항이 아니다. 리어든 소장도 틈새해가 경비 관계상 중산층과 상류층 자녀에게나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는 점은 시인했다. 유경험자인 드루 해리는 올린공대 생활을 늦춘 데서 오는 이익은 결코 돈으로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1년을 보낸 그는 지난해 가을 매사추세츠주 니드햄 소재 올린대 캠퍼스에 도착했다.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불과 2년 전 문을 연 이 학교에서 열심히 배워보겠다는 향학열을 갖춘 채 올린 또한 신입생들에게 1년간 휴학을 권장하고 있다. "대학 생활이 훨씬 쉬워지더군요. 자신감이 더 생겨서 학문에 더 전념할 수도있었구요. 나 스스로를 다룰 수 있었죠. 세탁도 혼자 하고 잡화도 구입할 수 있게됐구요" 휴학 승인을 받을 경우 1년 간의 틈새해는 전공에 관련된 관심분야를 추구하는 데 보낼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나는 늘 권면한다. 1년을 단절시키지 말고 연결시켜라. 1년을 생애로부터 분리된 것으로 계산하지 말고 남은 생애 동안 하고자 하는 것과 연결을 지으라" 미시건주 앤 아버의 상담자인 존 보쇼븐의 권고다. (뉴욕 AP=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