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어버스가 올해 항공기(군용기 제외) 인도 및 수주량에서 경쟁업체 미국 보잉을 누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1970년 회사 설립 이후 만년 2위를 면치 못해온 에어버스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상용기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 에어버스의 노엘 포기어 CEO(최고경영자)의 전망을 인용, "올해 에어버스가 3백대의 상용기를 고객에 인도해 처음으로 보잉을 앞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리 에어쇼에 참석중인 포기어 CEO는 "이미 발주한 항공기 인도를 늦춰 달라고 요청하는 항공사들은 없다"며 "에어버스가 올해 고객에 인도할 항공기는 보잉보다 20대 더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버스는 또 올해 상용기 수주량도 2백50대에 달해 1백대에 그칠 보잉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에어버스는 1백56대를 수주한 반면 보잉의 수주량은 36대에 불과하다. 이처럼 에어버스가 상용기 분야에서 보잉을 추월하게 된 것은 2001년 9ㆍ11 테러로 미국 항공사들의 실적이 악화돼 상대적으로 보잉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에어버스가 대형기 위주의 보잉과는 달리 대형기와 더불어 중ㆍ소형기 사업에도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키워온 것도 또 다른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보잉은 상용기 외에도 군용기를 대량 생산하고 있어 총 매출은 여전히 에어버스의 두 배를 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