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11일버스 자살폭탄 테러와 헬기를 동원한 보복 공습으로 양측에서 적어도 26명이 사망,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봉기) 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최근 중동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국제 사회는 향후 추이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했으며 특히 예루살렘 자폭 테러를 자행한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를 비난함과 동시에 보다 철저한 단속을 촉구하고 나섰다. ◇ 이-팔 보복사태= 이스라엘 예루살렘 중서부 지역 번화가인 자파 거리에서 이날 하마스 소속 자살 폭탄범이 교차로에 정차한 14번 버스에 승차한 뒤 큰 폭발이발생, 자폭범을 포함해 최소 17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했다고 이스라엘 경찰이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이와 관련,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성명을 발표, 이번 자폭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 앞서 하마스는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서하마스 고위간부인 압둘 아지즈 알-란티시를 헬기로 공격한 데 대해 보복 공격을 다짐했었다. 자폭 테러 발생 후 자폭범의 가족이라고 자처하고 나선 이들은 AFP 통신에 자폭범은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출신의 18세 청년 압델 모흐티 셰바나라고 신원을 밝혔다. 이스라엘 공영 TV 방송은 자폭범이 헤브론에 있는 하마스의 세포 조직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루살렘 자폭 테러 한시간 후 이스라엘은 아파치 헬기를 동원, 보복 차원에서 가자 시티 동부 샤자야 인근에서 한 차량에 미사일을 발사, 하마스 간부 티토마수드와 소필 아부 나헤즈 등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의 1차 보복 공격이 있은지 6시만인 11일 새벽에는 2차 보복성 공격이감행돼 최소 2명이 또다시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의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처럼 이틀간에 거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평화 '로드맵' 실행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이 무산되고 피의 보복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여졌다. 하마스 산하 군사 조직 '에제딘 알-카삼 여단'은 이날 아라파트 수반과 압바스총리가 이스라엘과 휴전할 것을 요구했지만 "우리는 무장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거절했다. ◇ 국제 사회 비난 = 국제 사회는 이날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 자폭 테러를 강력 비난하는 한편 이로 인해 중동 평화 노력이 무산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라말라에서 TV를 통해 "나는 란티시에 대한 암살을 강력 비난하는 것 만큼 예루살렘에서의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을 강력 비난한다"며 자폭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테러리스트(terrorist)'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총리도 성명을 통해 "나는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테러리스트 공격을 비난하는 한편 가자 시티에서의 이스라엘의 반응도 비난한다"면서 "나는 모든팔레스타인 분파들에 대해 모든 종류의 군사 작전과 이스라엘인을 향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테러리즘과 계속해서 냉혹하게 싸우겠지만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정치적인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공격은 단지 증오와 불신만 증폭시킨다며 "오늘 예루살렘에서 하마스가 자행한 자폭을 가장 강한 어조로 비난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그리스는 예루살렘 자폭 테러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이 호소하는 어떠한 핑계도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살해를 결코 정당화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동국들의 비난과 우려도 이어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지도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며 샤론 총리에게 폭력 종식을 강력촉구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나는 이번 사건을 강력 비난하며 모든자유 세계와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들에 이번 사건을 비난할 것과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힘을 이용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의원들은 특히 압바스 총리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을 조율하는 하마스 과격주의자들에 대해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예루살렘.가자시티.워싱턴 AP.AF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