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출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딸이 궁궐에서 쫓겨난 뒤 바그다드의 한 초라한 민가에서 9명의 자녀와 함께 간신히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고 범 아랍권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두 딸을 수차례 만난 후세인의 사촌 이지-딘 모하메드 하산 알-마지드의 말을 인용, 후세인이 첫 부인 사지다와 사이에 낳은 딸 라그하드와 라나가현재 한 중산층 가족이 소유한 방 2개 짜리 작은 집에서 전기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드는 오랫동안 궁궐 생활에 익숙했던 이들이 지금은 하인없이 직접 빨래와청소, 요리를 하며 눈물을 짓기도 했다면서 전쟁 이후 심한 정신적 혼란에 빠진 것같다고 전했다. 후세인의 두 딸은 후세인과 두 아들 우다이, 쿠사이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마지드는 밝혔다. 마지드는 지난 95년 요르단으로 망명했다 이듬해 귀국한 뒤 후세인의 명령에 의해 피살된 두 딸의 남편인 카멜 형제의 친척이기도 하다. 마지드 자신도 런던으로피신했다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바그다드로 돌아왔다. 마지드는 라그하드와 라나가 최후의 순간 후세인을 배신한 고위 관리들을 저주하고 있으며, 이들 때문에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후세인의 셋째 딸 할라는 전쟁 직후 두 언니와 잠시 함께 살다 최근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떠났다고 마지드는 말했다. 할라의 남편 자말 무스타파 알-티크리티는 미군의 수배자 명단에 올라 지난 4월19일 체포됐다. 마지드는 앞으로 라그하드와 라나의 영국 망명을 알아봐줄 계획이라고 밝히고만일 여의치 않을 경우 이들은 이집트나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이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 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