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기간 섹스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대통령의 사생활은 역사가들에게 적법한 연구대상이라는 주장을 펴 눈길을끌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존 F.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의 이름을 딴 케네디 도서관에서 수백명의 민주당 운동원들과 정치인, 재계지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학자 마이클 베슐로스와 대담했다. 푸른색 정장에 녹색 넥타이 차림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역사학자들이 대통령의사생활을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역사학자라면 대통령의 사생활을 어느 정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역사를 기술하는 것과 소설을 쓰는 것 등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모든기록이 들어있고 (전기에 등장하는) 인물 중 절반이 고인(故人)이 됐을 때 특정 인물에 대한 전기를 쓰는 것과 대중을 일깨우는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으면서 대중 교화를 가정해 그것을 읽고 즐기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가 재임 시절에 적절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경우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고통의 기준이 더 높기 때문에 특히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적절했다"고 자평했다. 또 "어린시절 교육으로 나는 특유의 포용력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살아남는것이 더 쉬웠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통령 퇴임 이후 "몇 달간은 내가 방에 들어설 때 사람들이 더 이상 노래를 연주하지 않아 어리둥절해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다시 내 삶으로 돌아와 얼마나 행복한지 놀랄 정도"라며 퇴임 후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제한이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나를 내던졌어야 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보스턴 A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