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G8 의장국인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번 G8 정상회담이 세계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국제사회의불화가 해소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를 경제(성장, 기업 및 시장 참여자의 책임 강화, 기업지배구조개선), 개발(빈국 부채탕감, 보건, 물, 도하 다자무역협상 성공,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 동반자관계 이행), 안보(테러예방대책, 대량살상무기확산 방지) 등으로 설정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던 이라크 전쟁이 끝난 마당에 국제사회는 지난 2-3년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회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이번 회담을준비한 프랑스의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회담이 '테러와의 전쟁',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길 바라고 있다. 이는 이라크 종전 후 처음으로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를통해 미국의 승전을 세계에 다시 한번 과시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 및 테러 방지 캠페인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맥락에서 북한 및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적지 않다. 이라크 전쟁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했던 프랑스와 미국은 이처럼 G8 회담 주도권을 싸고 적지 않은 긴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양국 관계는 이번 회담에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의 암묵적인 최대 이슈는 공식적으로 설정된 의제와 상관없이이라크전으로 전례없이 손상됐던 프랑스-미국, 미국-유럽 등 대서양 양안관계의 개선 여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는 최근 미국이 유엔에 제출한 새 이라크 결의안을 찬성함으로써 G8 회담성공을 위한 분위기 조성 노력을 보였으며 미국은 이를 "함께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일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미국은 "과거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며 프랑스와 미국의 군사협력 관계를 축소하고 프랑스에 대한 정책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프랑스 역시 새 이라크 결의안 지지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했다.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성의는 보이되 당분간 긴장관계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G8에 참석하는 회원국 지도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장크레티엥 캐나다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유럽연합(EU) 의장을 맡고 있는 콘스탄티노스 시미티스 그리스 총리,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 등이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수파차이 파닛팍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도 참여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오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이 초대됐다. 지난 3월 취임한 중국의 '제4세대' 지도자인 후 주석은 실질적으로 이번 회담을통해 국제 외교무대에 공식 '데뷔'하는 셈이며 이를 계기로 G9(G7+러시아+중국) 구성이 추진될지 관심거리다. NEPAD 회원국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알제리의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 나이지리아의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 세네갈의 압둘라예 와데 대통령도 초대됐다. 프랑스는 국제사회의 다자주의 강화 차원에서 가능한 많은 외국 정상들을 초정했으며 각국 정상들의 참여를 기준으로 할 때 이번 회담은 역대 G8 회담 중 최대 규모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