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예비선거전에 나선 대선 후보 9명중 베트남전 당시 현역 복무를 마친 후보가단 1명인 것으로 밝혀져 미국판 '병풍' 논란이 새 선거쟁점으로 부각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중 홍일점인 캐롤 모슬리 브라운 여성후보를 제외하고 후보 8명 가운데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만 베트남전 당시 해군장교로 복무해 나머지 후보들에 대한 국가지도자 자격 및 병역 검증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가도에서 나타난 병풍 논란은 특히 9.11 테러 참사와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 세차게 불고 있는 테러위협과 국가수호 및 애국심 그리고 군부 사랑에 대한 열풍으로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25일 민주당 대선후보들 중 군 복무를 마친 정치인은 "희소하다"면서 군복무 여부가 오는 2004년 대선 경선가도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케리 상원의원은 지난 1966년 해군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한 뒤대위로 전역한 자신의 애국심과 군경력을 내세우며 이를 선거운동의 핵심 이슈로 제기해 다른 후보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케리 상원의원의 유력 경쟁자인 존 에드워드(노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지난1971년 베트남전 종전 무렵 군징집에 응해 대기 중이었으나 결국 징집되지 않았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지난 1967-1971년 척추 이상으로 학생 징집유예 처분을 받아 군복무를 하지 않았다. 미주리 출신의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은 지난 1962-65년 학생징집연기 대상에 포함됐다가 1965년부터 1971년까지 미주리주 항공방위대에 근무하고 대위로 전역했다. 밥 그레이엄(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지난 1956년 학사장교(ROTC)로 있다가 1958년부터 1961년까지 학생징집유예 판정을 받았으며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지난 1961년부터 1967년까지 학생징집유예 조치로 군면제 혜택을 받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밝혔다.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 하원의원은 심장 질환으로 현역 징집대상에서 제외됐다. 1954년생인 알 샤프턴 목사는 베트남전 당시 군징집연령이 되지 않아 아예 참전할 수가 없었다. 미국 대선의 병풍 논란은 지난 1992년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조지부시 전 대통령을 상대로 대선전을 치르면서 베트남전에 참전하지 않아 병역기피 논쟁이 일어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베트남전에 참전하지 않고 텍사스주 항공방위대에 근무한 경력으로 군복무 기피 혜택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지난 1992년 대선과 2000년 대선에서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부시 공화당후보가 각각 대통령에 당선해 군징집 기피와 군복무 여부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미치지는 못했다. 워싱턴 정계는 9.11 테러 공격과 같은 테러 위협이 없었던 지난 대선과 상시 테러 위협속에서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을 경험한 미국내 분위기는 다르다면서 오는 2004년 대선에서는 병풍이 대선 당락의 새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