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1억명 이상의 시청자들이 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유럽 최대의 가요 축제 유로비전 가요제에서 이례적으로 `0 점'을 받는수모를 당했다. 24일 저녁부터 25일 새벽까지 라트비아에서 열린 유로비전 가요제를 생중계한영국의 BBC 방송은 영국이 유럽으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면서 "미국편을 들며 유럽이 반대하는 이라크 전쟁에 참가한 대가를 치렀다"고 논평했다. 유로비전 가요제 48년 역사상 영국이 단 1점도 얻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을 대표해 가요제에 참가한 팝 듀오 `제미니'는 영국이 `유럽의 이단아'임을 확인해주는 최종 심사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울음을 터뜨리며 자리에 주저 앉고말았다. 유로비전 가요제 심사는 참여국 시청자들이 자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가수들을대상으로 컴퓨터, 전화 투표 등을 통해 점수를 부여하는 직접 투표 형식으로 이뤄지며 최저는 1점, 최고는 12점이다. 유로비전 가요제 결선에 영국이 내놓은 작품은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의 모교이자 영국 최고의 예술학교로 꼽히는 리버풀 공연예술학교의 마틴 이셔우드 교장이작곡한 것이었다. 이셔우드 교장은 자신이 작곡한 노래가 "매우 훌륭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유로비전 가요제가 정치적인 도박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영국 시청자들로부터 최고점인 12점을 받은 아일랜드 조차도 영국에 단 1점도주지 않아 영국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한편 이날 가요제에서는 이라크전 당시 미군의 기지사용 요청을 거부한 터키가 최고점을 얻어 우승했으며 2위는 벨기에, 3위는 러시아가 각각 차지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