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창궐 지역의 하나인 중국 베이징에서 새로운 감염자가 일정 수준으로억제돼 사스 확산 속도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 사스 감염자에 대한 집계가 허술한 데다 계절별 바이러스가 서로다르기 때문에 감염환자가 전세계적으로 가을에 다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동시에 제기됐다. 특히 WHO는 충분한 하수 시설을 갖추지 못한 중국 일부 도시에서 올 여름 장마와 홍수를 계기로 사스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새로운 감염 환자가 나흘 연속 매일 30명 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맹위를 떨쳤던 사스 확산이 주춤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달 20일 사스 실태를 축소 발표했다는 점을 시인한 이래 지난19일 감염자가 12명으로 하루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최근 감염자 숫자가 나흘 연속 30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WHO 관리들은 감염 환자 감소는 고무적인 현상이나 방역태세를 늦추는것은 시기상조라고 충고했다. 이들은 또 가벼운 증세를 보이는 일부 사스 추정환자들이 공식 감염자로 집계되지 않은 점도 발병 감소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위생부의 고위 관리는 "사스 발병건수를 축소시킬 필요가 없다"며 WHO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WHO는 또 올 여름 장마와 홍수 기간 하수 시설이 열악한 도시에서 사스가 다시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스 바이러스가 물을 통해 전염되지는 않지만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가 날경우 하수 침전물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퍼져 사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중국은 20일 5명, 21일 2명이 사스로 숨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금까지 전체공식 사망자 및 감염자는 각각 296명과 5천249명으로 각각 늘어나게 됐다. 홍콩에서도 20일 사스환자 2명이 숨진 데 이어 21일에도 2명이 숨져 전체 사망자가 255명으로 증가했으나 21일 새로운 감염자는 1명이 추가하는 데 그쳐 18일 연속 일일 발병 건수가 한자리 숫자를 유지 했다. 홍콩 보건 당국은 사스 감염 확산 속도가 주춤하고 있음에도 강력한 방역조치를완화시키기는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21일 사스 신규환자 35명이 추가로 발생, 전체 환자수가 418명으로 늘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존 저니건 사스조사팀장은 사스 감염이 세계적으로가을에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할 것이라고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사스의 계절적 특징을 발견할 지도모른다. 가을에 또 다시 감염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인간코로나바이러스가 봄과 가을, 겨울에 계절적 활동성을 갖는데도 이들바이러스가 같은 방식으로 활동하는 지 여부를 보건 관리들이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창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CDC 관리들은 미국은 사스 감염자 격리 및 보호 등과 관련된 법률과 절차를 포함해 사스 발병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는 사스위험국가 리스트에서 필리핀을 제외했다고 필리핀 보건 관계자가 21일 발표했다. 보건부 산하 전국역학센터의 콘소르시아 키손 원장은 이날 DZBB 라디오 방송과회견을 갖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WHO 총회에서 필리핀의 사스 위험국 리스트 제외 사실이 발표됐다고 밝혔다. 그는 WHO의 이번 발표로 사스 확산 우려 때문에 필리핀 노동자 입국을 금지했던국가들이 기존의 조치를 해제하고, 필리핀 여행 자제 권고도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촉구했다. 필리핀은 사스 12건이 발생해 2명이 숨졌으나 보건 당국의 신속하고 효과적인조치를 취한 덕택에 이번에 위험국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21일 현재 각국별 사망자 및 환자 수는 다음과 같다. ▲사망자 = 중국 296명, 홍콩 255명, 대만 52명, 싱가포르 28명, 캐나다 24명,베트남 5명,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각 2명. ▲환자 = 중국 5천249명, 홍콩 1천719명, 대만 418명, 싱가포르 206명, 캐나다140명. (베이징 마닐라 타이베이 AP.AFP.교도=연합뉴스)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