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독일이 이라크에 대한 유엔 제재를 조기에 해제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함에 따라 이라크전으로 손상된 양국 관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16일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경제 제재가 즉각해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독일을 방문한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 회담한 후 기자들에게 "상황이 바뀜에 따라 유엔 제재는 이제 더 이상 실효성이 없으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해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에 대한 유엔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엔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러시아와 불가리아에 이어 독일을 방문한 파월 장관은 슈뢰더총리의 협력에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 파월 장관과 슈뢰더 장관의 이날 회담은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양국간 균열 양상을 치유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파월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과거의 이견에 관한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양국간 장기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문제, 발칸 문제, 테러와의 전쟁 등의 문제에 대해 양국간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슈뢰더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이번 회담에서는 이라크 재건 사업에서유엔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파월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수일 혹은, 수주 내에" 이라크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앞으로 수일 혹은수주 내에 결론에 도달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피셔 장관도 안보리가 이라크 제재 해제에 합의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피셔 장관은 파월 장관과의 회담후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은 훌륭한 논의의 바탕이며 오늘 회담도 우리가 합의를 향해 잘 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테르팍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에 상당한 수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말했다. 한편 이달 말로 예정된 러시아 페테르스부르크시 300주년 기념식에서 슈뢰더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의 직접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독일 정부대변인이 16일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번 행사 일정에 여유가 없어 양국 정상이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