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쇼트 영국 국제개발장관이 12일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재건 과정에서 유엔을 배제하는 등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있다고 비난하며 장관직을 사임했다. 쇼트 장관은 이날 블레어 총리 앞으로 보낸 사직서에서 "유엔 주도로 이라크에합법적인 정부를 구성하도록 하겠다는 총리의 약속이 무산됐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각에 잔류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와 외무장관이 비밀리에 합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점령국의 법적 권한과 유엔 주도 하의 이라크 합법정부 수립의 필요성과 관련해 본인이하원 등에서 한 약속과 상치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물러나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쇼트 장관은 이라크전 발발 직전 블레어 총리가 유엔 승인 없이 참전을 결정하면 사임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전후 이라크 재건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싶다며사임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블레어 내각의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쇼트 장관은 이라크 전후 복구와 정부수립 과정은 반드시 유엔의 주도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한편 블레어 총리는 쇼트 장관의 후임으로 흑인으로서는 사상 두번째로 장관급에 오른 바로니스 아모스 외무부 아프리카 담당 국무상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