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북한과 미국, 중국 외에 다른 관련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를 지지한다고 2일 밝혔다. 유럽을 순방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 EU 순번 의장국인 그리스의 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는 이날 그리스 아테네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명백하고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 지도자들은 성명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협상에는 북-중-미 3국 뿐 아니라 다른 관련국도 포함돼야 한다. 이 문제는 다자간 협상틀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중-미 3자 회담은 다른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협의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단계일 수 있다. 핵 프로그램을 비롯한 북한관련 문제는 심각한 지역 현안일 뿐 아니라 핵확산 금지 차원에서 중대한 지구적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후 시미티스 총리 등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런 방향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 지도자들은 또 과거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처리 문제를 북-일 관계정상화에 앞서 먼저 해결하도록 촉구했다. 양측은 또 일본과 EU가 상호 직접 투자를 늘리는 등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일본과 EU 지도자들은 이날 회담에서 이라크에 최대한 빨리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전후 재건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국제사회를 통해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중동평화 중재,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처 등 다른 지구촌 현안을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지난달 26일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5개국 순방에 나선 고이즈미 총리는 스페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전날 그리스에 도착했으며,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 등 다른 EU 고위 관리들과 회담한 뒤 3일 귀국할 예정이다. (아테네 AFP.교도.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