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과도정부 구성방향과 미국의 역할등을 논의하기 위한 이라크 종족.정파 대표회의가 28일 제이 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과 이라크 지도자 수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바그다드에서 개최됐다. 미군의 삼엄한 경비속에 사담 후세인 전용 회의장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가너처장은 이라크 종족.정파 지도자들에게 "새 정부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과 자원을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방침을 밝혔다. 가너 처장은 또 미국은 이라크 전후복구와 정부구성 등 2개 과제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임무는 이라크가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수단을 제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는 이라크국민회의(INC) 인사들과 2주전 회담에 불참했던 시아파 이슬람단체 '이슬람혁명최고회의(SAIRI)'의 일부 인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북부지역을 장악해온 쿠르드족 양대 세력인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DK) 소속 인사들도 회의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회의가 열리기 수 시간전부터 이슬람 시아파 주민 수천명이 바그다드시내에서 새 정부 수립을 위한 독립적인 의회 구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인 대부분은 미국의 이라크 통치와 유전장악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있으며 인근 국가 특히 터키는 이라크가 인종과 정파별로 분리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에 대한 권력이양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KDP 지도자인 마수드 바르자니는 지난 26일 알 아라비야 TV에 출연, 이라크 과도정부가 일단 구성되면 미군잔류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그다드에서 곧 열릴 반체제 지도자회의에 이어 이라크의 모든 정당과군, 주요 인사들이 참가하는 확대회의를 여는 방안을 가너 처장과 협의했으며 이런회의를 통해 이라크 과도정부가 구성돼 총선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때까지는 연합군 주둔을 점령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KDP 관계자는 AFP통신에 가너 처장 주최의 회의와는 별도의 이라크 정치지도자 회의를 오는 30일 바그다드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0일 회의에는 전쟁전인 지난 2월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던 6명의 반체제 지도자중 5명이 참가하며 SAIRI의2인자인 압델 아지즈 알 하킴도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망명 이라크 반체제단체들은 27일 마드리드에서 회의를 갖고 미국의 지배를 배제하고 이라크의 모든 정치세력이 참가하는 연립정부 수립을 촉구하는 5개항의 마드리드 선언을 채택했다. 이라크국민회의(INC)의 모하메드 알리는 "모든 결정은 이라크인들이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바그다드.테헤란 AP.AFP=연합뉴스) lhy@yna.co.kr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