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월가 예상치(2.3%)와 실제(1.6%) 사이에 큰 차이가 났다. 공식발표 1초 전까지도 성장률을 알고 있는 사람은 월가에 단 한명도 없었다. 사전에 절대 누설되지 않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28일 미 성장률은 산정에서 발표까지 007작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뤄진다며 그 과정을 자세히 소개,눈길을 끌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집계하는 곳은 워싱턴시내에 있는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다. 이 곳에는 국장 이하 7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BEA는 개인소비 생산 교역 공공지출 금융시장 등 여러 담당으로 나눠져 있다. 성장률 산정 및 발표는 3단계로 이뤄진다. 첫 단계는 BEA 직원들이 부서별로 수많은 경제활동 데이터를 수집,평가하는 것으로 이 단계에서는 특별한 보안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 보통 성장률 발표 3~4주 전부터 관련자료를 수집한다. BEA의 각 부서가 취합 산정한 부문별 경제데이터는 성장률 발표 2~3일 전에 부국장과 국장에게 넘어간다. 2단계부터는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된다. 2단계는 성장률 발표 전날 정오에 시작된다. 전날 낮 12시에 국장과 부국장,그리고 10명의 최정예 직원 등 12명이 상무부 건물 6층의 한 방에 집결한다. 이들이 방에 들어서는 즉시 모든 출입문은 폐쇄돼 일시적인 감금상태가 된다. 이들은 경제분석국이 취합 산정한 30가지의 경제일람표를 여러번 검토,토론을 거쳐 경제성장률을 산정해 낸다. 이후 BEA 국장이 최종 성장률 보고서에 서명,마침내 공식적인 성장률이 탄생한다. 그 즉시 경제성장률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다음날 발표 때까지 금고 속에 깊숙이 보관된다. 다만 그중 한부는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의장에게 보내진다. 이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모두 6시간으로 정오부터 감금돼 있던 성장률 산정요원들은 오후 6시에야 방에서 풀려난다. 마지막 3단계는 성장률 발표 당일 아침으로 밤새 금고 속에 보관돼 있던 성장률보고서를 상무부 프레스룸에 전달하는 것이다. BEA 국장이 오전 8시 무렵 보고서를 프레스룸의 간사기자에게 전달하면 간사기자는 보고서를 복사해 대기 중인 다른 기자들에게 나눠준다. 하지만 기자들은 오전 8시30분 이전에는 절대 성장률을 외부로 타전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전날 정오부터 시작된 상무부의 성장률 확정 비밀작전은 20시간30분 만에 종료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