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의 초반 개표 결과, 카를로스 사울 메넴(72) 전 대통령과 네스토르 키르츠네르(53) 산타 크루스 주지사 등 페론당의 두 후보가 내달 18일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개표율 38%를 약간 웃도는 초반 개표결과, 메넴 후보는 23.9%의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키르츠네르 주지사(21.6%)가 2위, 우파 보수주의 경제학자 출신인 리카르도 로페스 무르피 전 경제장관(17.3%)이 3위를 기록 중이라고 내무부가 밝혔다. 중도 좌파 성향의 엘리사 카리오(여) 후보는 14%, 2001년 말 7일간 임시대통령을 지낸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후보는 13.9%로 각각 4, 5위를 달리고 있다. 메넴 전 대통령은 앞서 발표된 한 TV방송의 출구조사에서도 29.3%의 득표율로 키르츠네르 주지사(20.5%)와 무르피 전 경제장관(17.8%)을 각각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메넴 후보의 러닝 메이트인 후안 카를로스 로메로 살타주(州) 주지사는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우리가 전국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메넴 후보와 키르츠네르 후보는 같은 페론당 소속이나 메넴 후보가 1989-99년 대통령 재임시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펼친 데 반해, 키르츠네르는 당내에서 좌파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산타 크루스 주지사를 지내고 있는 키르츠네르 후보는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이 미는 현 정부의 공식 후보다. 두알데 대통령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교외에서 동료들과 함께 한 모임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특히 투표의 목적이 달성됐기 때문에 돌아오는 보답에 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넴 전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의외로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많은 아르헨티나인들이 2001년 말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가져온 장본인으로 메넴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꼽고 있기 때문에 결선투표 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메넴 전 대통령은 또 무기밀매 등 각종 부패 추문에도 연루해 있다. 이번 선거는 아르헨티나 3천700만 인구 가운데 절반이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고 실업률이 18%에 달하는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치러졌다. 따라서 경제문제 해결이 최대의 문제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