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푸틴 정권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상대로 망명 수용까지를 염두에 두고 `사임공작'을 벌였으나 독재자는 마지막까지 권력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이 25일 모스크발로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가 후세인 대통령에게 정권 포기를 처음 타진한 것은 지난 1월15일 전후라고 전했다. 이때 푸틴 정권은 미국의 동의를 얻어 "1월말까지 사임하면 생명의 안전을 보증하고 전범 기소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했으나, 후세인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남을 것"이라며 응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사임공작은 ▲후세인 대통령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 총리 ▲러시아 대외 정보국과 이라크 정보기관 `무하바라트' ▲바그다드 주재 러시아 대사와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 등 세 루트로 계속됐다. 특히 프리마코프 전 총리는 2월23일과 이라크전 개전 3일전인 3월17일 두 차례나 후세인 대통령을 만나 사임을 설득했다. 러시아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크렘린은 후세인 대통령의 일가족과 측근 가족 등 100명 이상의 망명을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임시거처로 모스크바 교외를 검토하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