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3일 미국이 주도한 대 이라크 전쟁을 `점령'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영국 연합군에 대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합법적인 정권을 세우도록 촉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시나이 반도 회복 21주년 기념 연설에서 미-영 연합군은 이라크에 조속히 법질서를 회복시킨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점령을 중지하고 침공군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특히 이라크 과도정부 출범때까지 군정을 이끌겠다는 미국의계획을 지적, 유엔이 이라크 재건에 중심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이 이라크 재건과 안정 및 정통성 회복을 위해 핵심 역할을 맡도록보장하는 구도하에서" 이라크 국민이 조속히 자신들의 정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에 이라크의 법질서 회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거듭 촉구하면서 군사작전으로 무정부 상태의 확산과 인간적 비극의 위험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라크 전쟁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해결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중동평화 로드맵이 올바른 방행으로 실행될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이라크 망명 지도자 가운데 한명인 아드난 파차치 전(前) 이라크 외무장관과 만나 이라크 차기 정부 구성문제를 논의했다. 유엔이 이라크 재건에 주도적 역할을 맡도록 아랍권의 지지 규합을 위해 순방중은 파차치는 카이로 도착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개입없이도 이라크 국민이 전후 재건을 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빼앗긴 시나이반도 회복을 기념하는 연설은 TV로 전국에 중계됐다. 이스라엘은 1982년 4월 시나이 반도 대부분 지역에서철군했으나 1989년에야 나머지 지역까지 완전 반환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