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로 예정된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로 나선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그의 3선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여론 조사기관인 '이프소스 모라 이 아라우호'는 21일 최근 조사 결과 메넴이 에두아르도 두알데 현 대통령이 밀고 있는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산타크루스 주지사보다 지지도가 2%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메넴의 이미지는 '남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또는 민중주의)'의 원조로 불리는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에바 페론(일명 에비타) 시절을 연상시켜 '제2의 페론'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높다. 실제로 메넴은 여러 면에서 페론과 닮았다. 1989∼1999년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메넴은 이번에 3선 고지를 노리고 있다. 페론이 1955년 실각한 뒤 18년간 망명생활을 하다가 1973년 극적으로 세 번째 대통령직에 올랐던 점과 비슷하다. 지지기반도 같다. 페론과 에비타를 열렬히 사랑했던 노동자 빈민 등 서민층은 이번 선거에서 메넴을 지지하고 있다. 메넴이 추구하는 △노동자 위주의 재분배정책 △직접 호소를 통한 대중동원 △카리스마적인 지도력 등이 '포퓰리스트' 페론을 빼닮았기 때문이다. 페론이 미모의 에비타와 재혼한 것처럼 올해 72세인 메넴은 36세 연하이며 칠레 출신의 전 미스 유니버스인 세실리아 볼로코와 2001년 두 번째로 결혼했다. 볼로코는 최근 임신사실을 공개,아르헨티나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80년대 말 극심한 경제 혼란기에 라울 알폰신 정권으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았던 메넴은 달러 대 페소화 환율을 1 대 1로 고정시키는 '태환정책'을 펴 연간 5천%가 넘는 초인플레를 잡았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