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적인 압력과 전략지정학적인 고려사항들로 인해 미국 행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악의 축'으로 지목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영국 언론들이 15일 진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지금당장 경제 문제에 손을 대지 않는다면 내년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아버지부시와 마찬가지로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초점이 "전쟁에서 경제"로 옮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부시 대통령이 국방부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던 시리아와의 군사적충돌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제동을 건 것도 이런 상황 판단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부시 대통령이 전쟁의 주역에서 경제 대통령으로 이미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시리아 자유 작전', `이란 정의 작전' 같은 전쟁용어가 미국 언론에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감세정책이 단기적으로 경기부양효과는 내지 못하면서 재정적자만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막대한 전쟁비용까지 추가로 감당해야한다는 점도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전통적으로 미국민들은 전쟁 이후에는 "군인들의 무사 귀환"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제문제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당분간 외치보다는 내치에 주력해야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타임스는 특히 향후 수개월 동안은 이라크 전후통치와 재건에 군사.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한다는 점도 새로운 전쟁 수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 수립'이라는 과제는 미국의 변경을 전통적인 국경선 너머로 확대하고 있지만 부시 행정부가 전략지정학적인 밑그림을 완성하지는 못한 것 같다면서 "이라크전 이후 외연을 확대하기보다는 일정기간 사태를 주시하며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