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국민들은 12일 실시된 유럽연합(EU) 가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표차로 EU 가입을 승인했다고 헝가리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밝혔다. 또다른 EU 신규 가입 대상국인 몰타 집권 국민당도 이날 EU 가입을 묻는 총선에서 승리해 국민들의 EU 가입에 대한 열망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밝혔다. 헝가리의 라요스 피체레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최종 공식 개표 결과 유권자의 83.76%가 EU 가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피체레 위원장은 그러나 투표율은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70%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44%대였으며 이에 따라 800만 유권자 중 EU 가입 승인자는 38%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표율은 지난 97년 헝가리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당시에 비해 5%포인트, 또 지난해 66%를 기록한 총선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투표율 25%가 유효투표 한계선이기 때문에 이번 투표는 유효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도 좌파 정부의 페테르 메드제시 총리는 내년 5월1일 EU 가입에 앞서 오는 1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EU 가입 조약에 서명할 수 있게 됐다. 헝가리와 시기를 같이해 국민투표를 실시한 몰타의 집권 국민당도 이날 승리, 에디 페네치-아다미 총리는 이날 당사 주변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오는 16일 아테네에서 EU 가입 조약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최종 공식개표 결과 몰타의 EU 가입에 찬성하는 국민당 이 전체 유효투표의 51.7%를 얻어 EU 가입에 반대하며 유효투표의 47.6%를 얻은 노동당에 가까스로 승리했다. EU 가입을 놓고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몰타는 지난달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EU 가입 찬성표(53.5%)가 반대표(46.5%)를 약간 앞섰지만 이 국민투표는 구속력이 없어 총선을 통해 재확인해야 했다. 페네치-아다미 총리는 이번 승리와 관련해 "이것은 우리의 EU 가입에 대한 열망을 단기간에 재차 확인한 것"이라며 "이제 또다른 24개 회원국 및 가입 대상국들은 확신을 가지고 우리를 안정된 국가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와 몰타의 국민투표 승리에 따라 내년 5월 EU 가입 예정국인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등 6개국도 오는 9월말 이전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국민투표를 실시해 9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얻은 슬로베니아와 국민투표 실행 계획이 없는 키프로스를 제외한 리투아니아(5월10-11일)와 슬로바키아(5월16-17일), 폴란드(6월8일), 체코(6월13-14일), 에스토니아(9월14일), 라트비아(9월20일) 등이 당사국들이다. 한편 이에 앞서 유럽의회는 9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총회에서 체코 등 10개국의 EU 신규 가입안을 비준했다. 이로써 EU가 회원국 수를 25개국으로 늘리며 서구를 넘어 동구권으로 확대하는 길이 현실화됐으며, 향후 유럽 전역을 포괄하는 공동체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패트 콕스 의장은 이날 10개의 가입안이 압도적 지지로 비준된 뒤 "지금 이 순간으로 다가온 EU 확대는 야만적 20세기로 파괴된 유럽을 끝내고 공동의 이상과 가치들을 중심으로 화해 속에 단합된 유럽을 창조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비준안을 처리하면서 후보국들에 "EU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사항이행과 부패 추방 및 소수자 권리 보호를 위한 범죄와의 전쟁 등 남은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유럽의회는 특히 확대된 25개 회원국은 국제정치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외교 및 방위정책 등 대외정책에서 강한 연대감을 발휘할 것을 주문했다. 기존 15개국과 가입 후보 10개국 정부는 오는 1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신규 가입안에 공식 서명할 계획이다. (부다페스트.발레타 AP.AFP.dpa=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