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반 사담 후세인 활동을 벌여온 이라크 재야 지도자들을 15일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로 초청, 미 군정 이후의 새 정부구성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미 군사 소식통들이 11일 말했다. 일련의 아프가니스탄 재야 지도자 회의를 주선, 아프간 과도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인 미국의 잘마이 할릴자드 특사는 이번에도 각처에 흩어져 있는 이라크 재야 지도자들을 규합해 유사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중부군 사령부 대변인 프랭크 소프 대령은 과도정부 준비회담이 15일 나시리야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대표적 재야단체인 이라크 국민회의(INC)의 아흐마드 찰라비 의장이 지난 주일을 이 곳에서 지냈다고 밝혔다. 소프 대변인은 "이 회담에서 이라크 자치체제의 기초가 될 원칙들이 논의될 수있을 것이다. 이는 앞으로 있을 수많은 단계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석자들에 대해 "이라크 전역의 각계각층"이 될 것이며 망명인사들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신원은 알지 못하며 이라크 군정 책임자로 임명된미국의 제이 가너 예비역 중장이 이 회담에 참석할 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이 회담이 앞으로 열릴 일련의 지방 회의중 첫번째가 될 것이며 "이라크인들이 자신들의 미래와 과도 정부에 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는 궁극적으로는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전국 규모의 회담이 열릴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의회의 샤리프 알리 빈 알-후세인 대변인은 자신이 토미 프랭크스미 중부군 사령관으로부터 나시리야 외곽에 있는 군사기지에서 열릴 회담에 초청받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재야 관계자들은 전쟁이 진척됨에 따라 회담 준비과정도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이같은 회담이 바그다드에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재야 단체들은 이 회담에서 친미 꼭두각시 지도부가 탄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너 중장이 이끄는 군정 지도부는 구호품지원과 인프라 재건, 민주화를 위한정치과정 도입 등 과도 행정업무를 맡게 되며 지역별로 북부지역은 모술에 지휘부를둔 브루스 무어 예비역 장군이, 바그다드를 포함한 중부지역은 바버라 보다인 전 예멘 주재 대사가, 남부지역은 바스라나 움 카스르에 지휘부를 둔 버크 월터스 예비역장군이 각각 행정 책임을 지게 된다. 보다인 전대사는 지난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시티 주재 미 대사관에서 인질로 잡혔던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가너중장은 현재 쿠웨이트의 휴양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소식통들은 그가 1주일 지나면 바그다드에 부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미래와 관련해 가장 불확실한 부분은 가너 중장이 이끄는 군정기구 이라크재건인도지원처(ORHA)가 어떤 방식으로 자치권을 이양할 것인가 하는 점인데 폴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10일 의회에서 미 국방부는 과도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미국과 이라크가 공동운영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중보건과 전기 등 공공서비스를 감독하는 임무는 점차 군정에서 이라크측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과도정부 구성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이라크에 잔류할 미국 병력 및 민간인 규모와 주둔 기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부시 정부가 다음주 이라크의 잠재적 차기지도자들과 정부구성 문제를 자유롭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이라크 전역에서 이같은 회의가 계속 열려 "상황을 잘 조율하고 공익을 대변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웨이트시티.런던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