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이라크에 점령됐다가 미군에의해 해방된 쿠웨이트인들은 9일(현지시간) 아랍계 위성 TV 알-자지라를 비롯해 알-아라비아, CNN 등을 통해 바그다드 함락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쿠웨이트인들은 특히 TV를 통해 바그다드 도심에 있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동상이 파괴되고 이라크인들이 연합군에게 꽃을 주며 환영하는 모습이 방영되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도심 커피숍에서 TV를 지켜보던 아부 하마드씨는 "현재 바그다드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면서 "자유를 갈망하는 이라크인들과 함께 이라크 독재정권의 붕괴를 함께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시티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자는 "후세인 동상이 무너진 것은 아랍 세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며 그것을 바라볼 수 있어 기쁘다. 우리는 아랍 세계에 새로운 민주주의가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쿠웨이트시티 도심 쉐라톤호텔에 마련된 외신기자들을 위한 프레스센터에 근무하는 공보부 직원들도 TV를 통해 이라크인들이 후세인 대통령의 초상화에 침을 뱉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을 보면서 외신기자들이 지켜보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악수를 하는 등 즐거워 했다. 쿠웨이트 관영통신 KUNA도 이라크 정권의 붕괴가 임박하자 쿠웨이트 전역이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날 젊은이들이 주로 모이는 걸프로(路)에 위치한 패밀리 레스토랑들에는 이라크 전쟁 초기와 달리 가족단위나 연인 등 인파가 몰려 저녁식사를 즐겼으며 러시아워에는 전쟁 전처럼 엄청난 교통난이 연출되는 등 쿠웨이트시티는 완전히 평온을 되찾았다. 개전 초기 이라크의 미사일로 인해 공습경보가 연일 울릴 때는 레스토랑이나 쇼핑몰 등에 거의 손님이 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러시아워때도 거리에 거의 차가 다니지 않는 등 한산했었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