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5일 바그다드 진격을 감행함에따라 '바그다드 시가전'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순조롭게 장악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가미군에 의외의 타격을 가할지 본격적인 시가전이 전개되기 전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번 바그다드 전투 이전에 가장 치열하게 전개된 시가전은 지난 94년말 러시아와 체첸 반군 사이에 벌어진 그로즈니 전투. 당시 러시아는 분리 독립을 주장하던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를 점령하기 위해 체첸 반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으나 러시아군 2천여명이 숨지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로즈니 지형에 익숙지 않았던 러시아군은 골목 골목 모든 지형을 훤하게 꿰뚫고 있던 체첸 반군의 반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그로즈니에 거주하던 러시아 언론인 갈리나 코발스카야는 러시아군들이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오로지 앞의 탱크 뒤만 밟다가 체첸 반군의 공격에 희생됐다고 전했다. 특히 당시 러시아군은 1~2개월의 훈련밖에 거치지 않은 18~19세의 어린 병사들이 대부분이어서 노련한 체첸 반군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는 것. 결국 예상밖의 저항에 부닥친 러시아군은 다시 그로즈니 외곽으로 퇴각했고, 이후 도시 전체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반군을 제압하는 방법으로 전환했다. 2개월후 러시아군은 마침내 그로즈니 점령에 성공하지만 이미 2만5천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뒤였으며 그마저도 수개월후 체첸 반군에게 다시 내주고 말았다. 물론 미군은 러시아군과 달리 훈련이 잘된 정예 부대와 뛰어난 정보력, 정밀 무기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서 이번 바그다드 전투가 '그로즈니 전투'의 재판이 되리라는 예상은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 러시아의 군사전문가인 파벨 펠겐아워는 그러나 미군이 이처럼 유리한 환경에도불구하고 시가전은 양측 모두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민간인 희생자 수도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스크바.바그다드 AFP.dpa=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