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개전 14일째인 2일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 수비대 2개 사단을 궤멸하고 수도 바그다드로 향하는 주요 거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진입에 앞서 바그다드로 향하는 주요 거점 도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미군은 이날 바그다드 남부에 있는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메디나 사단을 격퇴함에 따라 바그다드 남쪽 32㎞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미군 사령부가 전했다. 미군이 이라크 주력부대에 대한 대대적인 지상전을 감행함에 따라 바그다드 입성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미군은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공격과 시가전에 대한 우려로 바그다드 공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라크측은 미군의 공화국 수비대 사단 궤멸 주장을 부인하면서 결사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라크 국민에게 미.영 연합군에 맞서 성전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 미군 바그다드 진격 가속, 티그리스강 도강= 미군은 이날 바그다드로 향하는 관문인 이라크 중부의 카르발라와 쿠트 인근 지역 전투에서 공화국 수비대 2개 사단을 궤멸시키고 티그리스강 및 유프라테스강의 주요 교량 2개를 확보했다고 미 중부군 사령부가 밝혔다. 중부군 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해병 제1원정대가 쿠트 인근에 포진한 바그다드 사단을 공격한 뒤 티그리스강을 넘었다"면서 "바그다드 사단은 궤멸됐다"고 말했다. 브룩스 준장은 "이제 바그다드 사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 해병원정대의 진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 제3보병 사단은 시아파 이슬람교 성지인 카르발라 인근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가해 바그다드 남쪽을 방어하고 있는 메디나 사단을 격퇴했으며 바그다드 남쪽 64㎞ 지점의 유프라테스강 유역 무사입에 있는 한 교량을 확보했다고 미 중부군 사령부가 밝혔다. 미군은 또 바그다드 북부 네부차드네자르 사단에 대한 공격을 가하는 등 바그다드를 둘러싸고 남북으로 협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크 키친스 중부군 사령부 대변인은 "우리는 바그다드를 향해 다방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라크 정권의 목을 향해 신속하게 올가미를 죄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군 당국자는 미 지상군 병력의 바그다드 진격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바그다드의 스카이 라인을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 바그다드 공세 신중론 대두= 미군 지상군의 바그다드 진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바그다드 공격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전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미 중부군 사령부 소식통을 인용, "48시간 이내"에 지상군의 바그다드 공격이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바그다드 공격이 쉽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경계하는 태세를 보였다. 스탠리 맥크리스탈 중장은 이날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바그다드 진입을 앞두고 아주 어려운 전투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크리스탈 중장은 "우리는 신속하게 바그다드에 입성해 바그다드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이같은 신중한 전망은 바그다드 주변의 소위 화학무기 방어선인 `레드 존'을 통과하는 데 따른 위험과 대량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바그다드 시가전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미군은 바그다드에 접근하고 있는 지상군 병력에 대해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 이라크, 미군 전과 부인.. 후세인, 성전 촉구= 이라크군은 2일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소속 바그다드 사단이 궤멸됐다는 미 중부군사령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라크군의 한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그같은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으로, 이라크에 대한 적대적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승리가 가까이 있다"면서 이라크 국민에게 미.영 연합군에 대항해 싸울 것을 거듭 촉구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군복 차림의 이라크 뉴스 앵커가 발표한 성명에서 이라크 국민 에게 항전을 독려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 제11사단과 집권 바트당원들이 나시리야와 이라크 남부 도시들에서 연합군을 격퇴하고 있다면서 이라크 국민에게 이들의 뒤를 따라 도시를 사수할 것을 촉구했다. ◆연일 계속되는 공습 = 바그다드 중심부 후세인 대통령궁에 대한 폭격이 이날 새벽부터 한낮까지 이어졌다. 현장을 취재중인 AFP통신 기자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대통령궁의 한 건물에 미 사일 또는 스마트폭탄이 떨어져 검은 연기가 치솟는 등 새벽부터 수차례에 걸친 공 습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공화국 수비대가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바그다드 남쪽 외곽지역에도 폭탄이 집중 투하된 한편 영국군이 일부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남부 바스라에 대한 폭격 도 계속됐다. 한편 알-사하프 공보장관은 지난 밤 바그다드에 가하진 공습으로 인해 민간인 1 0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니니베에서도 연합군의 공습으 로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했으며, 바빌론에서도 1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하는 등 민간인 인명피해가 속출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쿠웨이트시티.이라크중부=연합뉴스) 김대영.임상수.옥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