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밤 9시30분(현지 시간) 쿠바 유스섬의 누에바 헤로나 공항 이륙 후 '수류탄 소지' 괴한에 납치됐다가 연료부족으로 아바나국제공항에 착륙한 AN-24 여객기 납치범은 1일 현재 탑승자 46명을 인질로 잡고 당국과 협상중이라고 쿠바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쿠바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수류탄 2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이 괴한이 옛소련제인 이 여객기의 이륙 후 승무원들을 협박해 아바나행 여객기 기수를 미국 마이애미로 돌리려했으나 연료 부족으로 인해 목적지인 아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착륙, 당국이 납치범과 협상중이라고 쿠바 정부가 밝혔다. 괴한은 마이애미행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두 손에 든 수류탄을 폭파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며 여객기에는 승무원 등 성인 40명과 어린이 6명이 탑승해 있다. 활주로상에 착륙한 여객기 주변에 경찰을 집중 배치한 뒤 납치범과 협상중인 당국은 "탑승자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협상 과정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쿠바 정부는 이번 납치 사건이 미 정부의 납치범들에 대한 관리 소홀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에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19일 칼로 승무원들을 위협해 쿠바의 DC-3 여객기를 미국으로 납치한 테러범 6명에 보석 가능성을 판결한 미 법원의 납득하지 못할 행동이 이번 납치 사건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법원의 한 판사는 당시 6명이 2만5천 달러의 보석금을 내면 석방될 수 있다고 판결했으나 연방정부 변호인들이 항소를 제기,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이다. (아바나 AP.AF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