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서 미국의 열화우라늄탄 사용으로 군인 및 민간인 피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베트남전참전용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고엽제 후유의증 전우회' 사무총장 김성욱(56)씨는 30일"전쟁은 본래 이기기 위한 것이지만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며 "열화우라늄탄이 후유증을 낳아 참전자들에게 고통을 준다면 당장 사용을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미국의 열화우라늄탄 뿐만 아니라 이라크가 보유하고 있을지 모르는 생화학무기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전우회 조직국장인 김복수(57)씨는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지만일단 일어나면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것"이라며 "과연 누가 미국의 열화우라늄탄 사용을 막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씨는 "베트남전 당시 고엽제를 사용할 때도 `윗분들'은 그게 고엽제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고 고엽제의 영향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 적이 없다"며 "전쟁에는언제나 거짓말이 무성하고 약자와 참전군인들은 피해를 보게 마련"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베트남전에 해군으로 참전했다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이종득(56)씨는 "나는 비록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주변에 심각한 사람들을 보면 분노가 치솟는다"며"사람을 산송장으로 만들어 놓고 자손에게까지 고통을 주는 무기를 써서는 절대 안된다"며 열화우라늄탄 사용을 반대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원전연료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폐기물인 열화우라늄으로 만든폭탄으로 일반 폭탄보다 관통력이 두 배 이상 뛰어나 미군이 선호하는 무기다. 하지만 폭파 과정에서 생기는 방사능 먼지가 사람의 폐에 흡입될 경우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일으키고 기형과 불임을 초래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발칸증후군'과 `걸프증후군'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으나 명확히 입증되지는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