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전쟁에 찬성하거나반대하는 해커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펴기 위해 특정 웹사이트를 공격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저널은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특정 사이트를 다운시키거나 그림또는 글씨로 화면을 훼손하는 웹 해킹 보고 건수가 이라크전이 시작된 이래 평소의최고 10배에 이르는 하루 3천-5천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커는 주로 반전론자들이지만 전쟁 찬성론자들도 만만찮다. 반전 해커들의 공격대상은 미국의 각급 정부기관과 해외참전 군인 단체, 군 등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들이 대부분이지만 IBM 계열기업 등 민간기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e-메일 집중 발송 등 방법으로 공격대상 웹사이트를 다운시키고 각종 반전 구호로 웹 페이지를 도배질하거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미지를 침팬지로 묘사하는 그림을 게시하기도 한다. 반면에 전쟁 찬성 진영의 해커들은 미군 포로와 사망자 화면을 내보내 미군 당국의 반발을 샀던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영문 홈페이지를 공격해 마비시키고아랍어 홈페이지도 정상 운영을 못하게 만들었다. 켄터키주 컴벌랜드 교육구 홈페이지에는 자신을 `해크와이저'라고 밝힌 해커가 침입해 전쟁을 찬성하는 구호를 남기기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정부 홈페이지의 경우 `해크와이저'의 공격을 받은 지 며칠만에 반전 해커로부터도 공격을 받고 두 사건을 모두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했다. 해킹 전문가 로베르토 프레아토니씨는 이라크전 이후 발생한 웹페이지 훼손공격의 40%는 이슬람 또는 아랍계 해커에 의한 것이며 또다른 40%는 전통적으로 `미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브라질 해커들이 주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커 그룹들과 광범위한 접촉망을 갖고 있는 프레아토니씨는 "이라크전 이후 새로운 이름들이 많이 등장했다"면서 전쟁이 촉발한 감정에 격앙돼 일부 보안전문가들이 해킹에 나선 경우도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